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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 Insight 분석] MZ세대의 노동시장 진입, 노사관계 변화는?

포도민지 2023. 3. 1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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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성장시대, 제한된 양질의 일자리, 경쟁 사회 속 디지털 기술발전과 함께 성장한 밀레니얼 세대에 이어 최근 Z세대의 노동시장 진입이 증가함에 따라 양자를 통칭한 'MZ세대'라 불리는 기업 내 구성원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MZ세대가 향후 10년 내 세계 경제인구의 약 7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인구 중 MZ세대에 속하는 인원은 약 1,900만 명에 달하고 있으며 기업 구성원 비중은 60%를 상회하고 있어 본격적으로 기업 내 주력세대로 부상하고 있다. Z세대의 경우 아직 일부만 사회에 진출한 것을 감안하면 그 비중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MZ세대의 특징과 직장관

디지털 네이티브, 공정, 소통, 워라밸, 수평, 뚜렷한 개성, 집단보다는 개인,
미래보다는 현재, Flex문화, 스티커 인맥...

 

   *스티커 인맥: 학연, 지연, 혈열에 대해 거부하고, 떼었다 붙였다 하는 스티커처럼 사람을 대한다는 뜻

 

   위 단어들이 MZ세대를 표현하는 대표적인 단어들이다. 이처럼 이전 세대들과 차별화되는 MZ세대만의 특징들이 직장 생활에도 그대로 투영되어 세대가 다른 일부 HR담당자들은 점점  증가하는 MZ세대와 일하기 쉽지 않다는 볼멘소리를 하기도 한다. 

디지털 네이티브

   MZ세대는 디지털 차원에서 이전 세대와 확연히 구분된다. M세대를 디지털 유목민Digital nomad이라고 한다면 Z세대는 디지털과 일체화되는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라고 할 수 있다. 네이티브로 불릴 정도로 디지털의 사용빈도와 의존도가 높다 보니 그 부작용으로 고립증후군인 FOMO(Fear of Missing Out)를 겪는 MZ세대도 많다. FOMO를 직역하면 놓치거나 제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되는데 이 심리적 불안감은 다른 사람이 하고 있거나 알고 있는 유익한 정보에 대해 자신만 소외됐다는 두려움에서 시작한다. 철저히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띄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자기가 속한 집단에서 소외되는 것은 두려워하는 집단주의 성향이 공존한다.

MZ세대가 바라보는 우리나라 노사관계

   지난해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MZ세대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MZ세대가 바라보는 노사관계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8.4%가 '노사협력이 국가경쟁력 강화의 필수적 요소'라고 응답했으며, '필수적이지 않다'는 응답은 4.9%에 불과했다.
   또한, 48.3%는 우리나라 노사관계가 대립적이라고 인식하고 있었으며, 노사관계를 떠올리면 가장 생각나는 단어를 물어본 결과 파업(40.2%), 투쟁(17.3%), 타협(5.0%), 양보(3.0%), 화합(3.0%) 순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 노사관계에 대한 MZ세대의 인식은 긍정적이라보다는 부정적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인식 속에서 노사관계를 대립적으로 만드는 책임 주체에 대해서는 기업(48.2%), 노동조합(37.4%), 정부(14.4%) 순으로 나타났으며 그 중 기업 측 책임 요소로서는 열악한 근무환경(41.7%), 불공정한 임금체계(19.0%), 낮은 임금수준(14.7%), 고용불안(10.0%), 딱딱한 조직문화(7.8%) 순으로, 노동조합 측 책임 요소로서 대화와 타협 거부(34.3%),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28.0%), 노동조합 간 세력 경쟁(11.3%), 근로시간 면제자(10.0%), 성과주의 임금체계 거부(8.3%)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기업 측면에서 '낮은 임금수준(14.7%)'보다는 '불공정한 평가보상 체계(19.0%)'를 더 큰 원인으로 지목했으며, 노동조합 측면에서 '대화와 타협 거부'의 비타협적 노동운동이 노사간 관계를 더욱 대립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응답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전자의 경우 '공정'을, 후자의 경우 '소통'을 중시하는 MZ세대의 특징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기업과 노동조합 간 노사관계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한 동시에 상생적·협력적 노사관계가 국가경쟁력 강화에 필수적이라는 점은 분명히 인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필연적이었던 MZ세대 사무직 노조 출범

   전통적 관점에서 노조가 조직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전제는 구성원 사이의 강한 연대 의식이나 집단주의적 성향이었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MZ세대가 주축이 된 노조가 생길거라곤 다들 예측하지 못했다. 그러나 현재 많은 회사에서 MZ세대를 중심으로 사무직 노조가 생기고 있는데, MZ세대가 놓인 환경을 두루 살펴보면 사무직 노조의 출범이 필여적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미지출처: 픽사베이(https://pixabay.com/ko/)

공정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LH사태 등 같은 이슈를 계기로 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회사 내부에도 자신이 공정하게 대우받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생겼다. 공정성과 투명셩을 중요시하는 MZ세대 사이에 공정성문제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공정성 회복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자리잡아왔다. 

Dare to 해서 돌직구를 던지기 시작했다

   "감히 ~하다"로 해석되는 "Dare to" 슬로건으로 구성원의 적극적인 의견제기를 장려하는 회사가 많다. 문제가 있으면 가감 없이 과감하게 회사에 알려 달라는 것이다. 이러한 요청이 현실화된 상징적 사례로 SK하이닉스를 들 수 있다. 입사 4년차에 불과한 신참 직원이 CEO를 포함한 모든 구성원에게 이메일을 보내면서 성과급 지급 기준에 대하여 경영진에게 감히 돌직구를 던졌으며 이렇게 트인 돌직구 물꼬는 삼성전자, LG화학, 현대차에까지 퍼져 나갔다.

   입사 4년차가 던진 화두로 공정성 회복을 위한 목소리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공정성 문제는 개인적 영역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여서 한 개인이 그 구조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은 미미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인식이 생겨나면서 구조의 전환을 위해 개인이 집단으로 뭉쳐 영향력을 발휘해야 하다는 인식이 MZ세대 사이에 퍼져나갔다.

사무직에서 노조는 금기사항이었다

   과거 노조는 생산직의 전유물이었고 사무직에게는 금기사항이어서, 사무직은 생산직 주축 노조의 보호에 소외될 수 밖에 없었다. 이 역시도 구조적인 문제이면서 생산적에 대비해서 상대적으로 보호받지 못하고 동등하게 대우받지 못하고 있다는 공정성의 문제로 보이기 시작했다. 

80년대 생산시설의 자동화가 진행되면서 많은 잉여 인력이 생기고 이 과정에서 잉여 인력의 고용을 두고 노사 가 갈등이 최고조로 치솟았다. 이때부터 노조의 역할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뿌리 깊게 자리잡기 시작했다. 

잇따라 설립된 MZ세대 사무직 노조

   외부적 환경변화에 MZ세대 고유의 특성과 노사관계에 대한 인식이 맞물리면서, 집단보다 개인을 중시하고 성장을 위한 역량개발과 워라밸을 중시하는 MZ세대가 단체성을 전제로 하는 노조를 설립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의 예상과는 달리, 지난해 초부터 최근까지 민간부문 및 공공부문 전반에서 MZ세대가 주축이 된 사무직 노조가 잇따라 설립되고 있다.

이들은 공정과 소통을 기치로 내걸고 디지털 세대답게 블라인드, 카카오톡, 밴드, 카페 등 다양한 SNS를 통해 집행부와 조합원을 모집해 단기간 내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있으며, 조합원의 익명성을 철저하게 보호하고, 주요 집행부 회의는 줌Zoom, 팀즈Teams 등을 활용한 온라인 미팅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소위 '디지털 네이티브'인 이들은 노동운동 역시 기존의 투쟁 일변도의 방식을 벗어나 사업장 내 활동에 국한되지 않고 시공간의 제약을 넘는 SNS를 통해 조합원끼리 실시간 정보를 공유하며 소통하고 있다. 직장생활에 대한 고충과 성과보상체계 등에 대한 불만, 불합리한 관행 등에 대해서도 스스럼없이 솔직한 견해를 밝힌다. 

 

찻잔 속 태풍?

   하지만 MZ세대 사무직 노조의 한계도 분명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익명성을 전제로 한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조합원들은 현재까지는 SNS를 떠나 대면 활동이나 외부에 전면적으로 나서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듯한데, 이 부분은 단결력 강화에 있어서는 분명 한계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MZ세대 직원들이 사무직 노조에 관심을 두고 있음에도 '미래보다는 현재'를 중시하는 특성으로 당장 자신에게 이익이 되지 않으니 일단 비조합원으로 지켜보다가 노조의 성과를 보고 가입하겠다는 편승적·이해타산적 마인드도 MZ세대 사무직 노조의 세력 확장이나 단결력 강화를 어렵게 하는 요소 중 하나로 보인다. 
   이와 함께, 노동조합은 교섭권의 확보가 최우선이라 할 수 있는데, 사업 또는 사업장에 기존 현장직 중심의 노조가 교섭권을 가지고 있기에 사무직 노조 조합원 수가 획기적으로 늘어나거나 복수노조제도 하에서 교섭창구단일화제도의 원칙에 대한 예외로 인정되고 있는 생산직과 사무직 간 교섭단위의 분리신청이 노동위원회를 통해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상 교섭권 획득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더불어 기업은 물론이고 기존 노동조합 역시 추가적 소통이나 단결력 약화 등 여러 이유에서 사무직 노조의 등장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은 교섭권을 확보하지 못하는 이상 현 노동법 체계 내에서는 교섭창구단일화절차에 참여해 소수노조 지위에서 교섭 과정에서의 의견수렴을 요구하고 교섭대표노조와 기업 측에 단체협약에 소수노조를 차별하는 내용을 담아서는 안 된다는 소위 '공정대표의무'를 준수할 것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본질은 소통에 있다

   기업의 지속적 성장과 경쟁우위Competitive advantage의 원천은 양질의 인적자원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개발 및 유지하는 것임을 감안할 때 기업 HR담당자들은 구성원 비중에서 점차 증가하고 있는 MZ세대 직원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그들이 일하는 방식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동시에 동기부여를 해 조직 효과성Organizational effectiveness을 증대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조직문화 진단을 통한 수평적 조직으로의 점진적 변화 추구, 직원의 역량과 성장욕구에 기반한 직무충실Job enrichment, 직원의견 조사Employee Voice Survey 등 소통을 위한 노력, 직무수행에 의미성 및 자율성 부여, 분배적 공정성 이외에 절차적 공정성이 반영된 평가·보상체계 설계, 선택적 근로제, 재량근로제 등 유연근무제의 도입 등 다양한 시도를 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노사관계에 대한 MZ세대의 인식, 노동환경 변화에 따라 사무직 노조가 출범한 배경, 그리고 MZ세대가 추구하는 가치를 다각적으로 검토해 교육·훈련이나 평가·보상체계 등 인사노무관리 제도를 재정립하고 개선이나 변화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주도적인 조직 변화의 촉진자Change Agent 역할을 수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사례 |  온라인을 적극 활용한, LG전자 사무직 노조

   LG전자 사무직 노조는 집행부가 모두 30대다. MZ세대 답게 직장인들의 익명게시판인 블라인드에 '잔다르크'란 아이디로 사무직 노조 결성을 위한 의견을 물은 뒤 구글 설문 플랫폼을 통해 가입수요를 조사하는 등 온라인을 적극 이용했다. 그렇게 2021년 2월 사무직 노조가 탄생했고 2021년 7월 기준 가입자는 전체의 13%수준인 3500여명이다.

이미치 출처: LG전자 사람중심 사무직 노동조합(https://saramjungsim.org/)

 

사무직 노조가 만들어낸 성과

   LG전자 사무직 노조는 최근 '사람중심의 P.I.P 대항기'라는 제목의 만화를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 올렸다. 두편에 걸쳐 게재된 해당 만화는 내부 인사제도의 부당함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와 그 과정을 담았다. 

   P.I.P.(저성과자 역량향상 프로그램)는 LG전자 내부 인사제도 중 하나로 Performance.Improvement.Program의 약자다. 프로그램 대상자는 3년동안 고과에서 C 등급이하 성적을 두번이상 받은 직원들 중 선정된다. 하지만 노조 측은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5년이하 연구원도 대상에 포함되는 등 대상자 선정 과정과 이유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이미지 출처: LG전자 사람중심 노동조합(https://saramjungsim.org/board/board_view?code=news&no=35)

   노조에 따르면 프로그램 대상 풀(Pool)에 들어가면 2주간 교육을 받고 3개월간 1인 현업 태스크(Task)하게 된다. 하지만 2주동안 받는 교육은 임원 승진 시 해주는 소양 및 커뮤니케이션 교육과 동일하며 현업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현업 태스크가 끝나면 조직책임자(담당+팀장)와 인사팀이 대상자의 패스(Pass) 또는 페일(Fail)을 결정한다. 패스하면 현업으로, 페일되면 대기발령 상태가 된다. 문제는 대기발령 상태가 되면 약 3주간 회사 회의실에 혼자 고립된다는 것이다.

혼자 회의실에서 매일 활동 보고서(잡 매칭)를 쓰고 매주 1회 1시간 동안 인사팀과 N대1로 화상미팅으로 활동 내역을 보고해야 한다. 잡 매칭에 실패하면 결국 해고를 당하게 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노조 측은 P.I.P 교육의 부당성, 불법성, 교육의 부적합성, 대상자 선정 기준의 모호함을 지적한 공문을 지난해 두 차례 사측에 보냈지만 공식적인 답변은 없었다고 한다. 노조는 P.I.P 대상자들에게 노조가 실행할 수 있는 법적 조치를 설명하고 법률 상담 지원에 나섰다. 대상자들의 상황 및 지원 사항 파악을 위해 온오프라인 교육을 실시하고 모임도 주도했다. 그 결과 업무가이드를 기반한 활동으로 대상자였던 노조원 20명 중 18명이 P.I.P에서 풀아웃(Pool out)되는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 Opinion
   P.I.P.교육에 대해 단순히 제도적 문제점을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자체적 활동을 통해 노조원 20명중 18명이 P.I.P.에서 풀아웃 되는 성과를 냈다는 점이 흥미롭게 읽혔다.
   자체적인 활동을 통해 대안 방안을 직접 보여주고 그 효과성을 검증함으로써 회사와의 교섭에서 우위를 차지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앞서 살펴본 자료에 따르면 MZ세대들이 노조에 대해 떠올렸을 때, '파업, 투쟁'등 부정적 단어들이 먼저였다. 하지만 이와 같은 노력과 효과 계속된다면, 타협/양보/화합 등 긍정적 단어들이 먼저 떠오르는 날이 오지 않을까?

※ 해당 포스팅은 HR Insight 2022년 5월호 기사를 재편집하였습니다.

기사 전문은 HR Insight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hrinsight.co.kr/view/view.asp?in_cate=112&gopage=1&bi_pidx=34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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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10715500183 

 

91년생 LG전자 노조위원장 “MZ여서 나섰다구요? 시대의 열망이죠.”

유준환 LG전자 사무직 노조위원장 인터뷰, 노조위원장이라고 하면 흔히들 떠올리는 인상이 있다. 나이는 40~50대이고, 햇빛에 그을린 피부와 단호한 눈빛. 그리고 조끼를 입은 채 머리에는 붉은

www.seoul.co.kr

https://zdnet.co.kr/view/?no=20230215134122 

 

LG전자 노조, SNS서 사측 공개 항의...P.I.P가 뭐길래

LG전자 사무직 노조가 내부 인사 제도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2021년 3월 설립된 LG전자 사무직노조는 M...

zdnet.co.kr

https://www.hrinsight.co.kr/view/view.asp?in_cate=112&gopage=1&bi_pidx=32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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